“20대에 남편을 만나 50대엔 농촌에 가서 살자고 약속했어요. 꿈을 실현에 옮긴지 15년 만에 허브농장을 만들었네요.”
작가 이효석 선생의 고향이며, 소설 ‘메밀꽃 필 무렵’의 배경으로 유명한 강원도 봉평에 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허브농장이 있다. 이 허브농장은 2008년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된 이두이 씨의 꿈의 결정판이다.
쉰 살이 가까워지면서, 남편과 함께 귀농할 지역을 물색하러 다녔다. 전국 구석구석을 다니다가, 현재 농원자리의 계곡이 한 눈에 들어왔다. 이곳이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부지를 구입했다.
1993년, 막상 봉평으로 떠나려고 하자 주위의 만류가 많았다. 도시에서 잘 나가고 있는데 굳이 힘든 데로 가느냐는 것이다. 당시 남편 이호순 씨는 대기업 CEO로 재직 중이었다.
“남편은 물론 가족 모두 귀농을 찬성했지요. 두려움도 있었지만 농촌에서 꼭 살고 싶었습니다.”
귀농 초기에는 감자도 심고 배추도 심었다. 하지만 대대로 농사만 짓던 농업인들과는 경쟁이 될 수가 없었다. 농학을 전공한 이 씨 본인과 공학을 전공한 남편, 미술을 전공한 딸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봉평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농사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“보이는 농업, 즐길 수 있는 농업을 하자”였다. 농사도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여러 조사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.
이 씨는 틈나는 대로 일본과 세계 곳곳을 돌며 허브에 대한 공부를 했다. 온 가족이 한데모여 허브농장을 꾸미고 알리는데 전념했다. 그리고 문화공연장은 물론 대형 온실, 각종 테마로 이뤄진 3만 3천여㎡의 허브농장을 만들었다.
지역민과의 오해도 많았다.
“부동산 투자자로 오해도 받았어요. 귀농한 분들은 지역주민과의 원만한 교류가 필요합니다. 지역의 도움 없이는 성공적인 귀농을 기대할 수 없거든요.”
“손님들이 기뻐할 때 가장 보람이 있습니다. 앞으로 허브농장을 문화적인 공간으로 더 개발시키고 싶습니다. 관람객들이 겨울에 오고 또 여름에도 오고 싶도록요.”
* 이두이(62·강원 평창, 2008 신지식농업인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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